12. 구조조정 대비: 주도적인 '조용한 퇴사' 준비법

구조조정의 징후를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조용한 퇴사'의 방법을 알아보세요. 퇴사의 긍정적 전환과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을 소개합니다.

주도적인 '조용한 퇴사'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조용한 퇴사'의 의미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주도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도적인 조용한 퇴사를 위해서는 조직 변화의 조짐과 노동시장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준비해야 합니다. 이는 회사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얻고, 명확한 개인의 재무 목표와 경력 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강력한 출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전 예방적 계획을 통해 원활하게 경력을 전환하고 재정적 안정성을 유지하며 미래의 삶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이고 주도적인 조용한 퇴사 준비

구조조정의 조짐이 있는가? 

기업의 매출, 손익 등 경영상황과 경영 전략의 변화로 인해, 자신의 직무가 불안정해지는 변화의 조짐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알아 챌 수 있습니다. 사업방향과 방침, 경영회의에서 나왔던 이야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대표들의 이야기, 사원들간 떠도는 소문, 본인이 맡고 있는 업무의 양과 질적 변화,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경제사회기술 환경 등 메가트렌드의 변화 등에 관심을 가지면 회사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은 어느 한 순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 내부에서 구조조정의 에너지를 키워 나가다가 임계점에 다다르게 되면 급속히 진행됩니다. 구조조정의 가능성이 일단 가시화되고 나면 길지 않은 시기에 구조조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기술 발전과 직업 시장의 변화에 따라, 현재의 업무가 미래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중요도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발간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 2023’에서는 향후 5년(‘23년~’27년) 내 고용시장은 첨단 신기술, 디지털 액세스 확대, ESG 표준 적용, 세계 경제성장 둔화, 녹색전환 투자, 공급 부족 및 투입비용 상승 등 매크로 트렌드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그 결과 향후 5년간 기업의 핵심 스킬 중 44%가 변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표: 향후 5년(‘23년~’27년)간 기업 핵심 스킬의 변화

순위	23년 핵심스킬	27년 핵심스킬
1	분석적 사고	창의적 사고
2	창의적 사고	분석적 사고
3	탄력성·유연성 및 민첩성	기술문해력
4	동기부여 및 자기인식	호기심과 평생학습
5	호기심과 평생학습	탄력성·유연성 및 민첩성
6	기술문해력	시스템적 사고
7	신뢰성과 세부사항 관심	AI 및 빅데이터
8	공감 및 적극적 경청	동기부여 및 자기인식
9	리더십과 사회적영향력	인재경영
10	품질	고객서비스

 

매크로 트렌드와 핵심 스킬의 변화로 인해 향후 5년간 8,300만개의 일자리가 대체되고, 6,9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이는 1,4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경영사정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진 전문성과 핵심 스킬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됨에 따라 역량관점의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인력과 역량의 선순환 관점에서 매년 희망퇴직과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기업 내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 스킬을 빠르게 습득하는 학습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어느 새 잉여인력으로 분류되어 희망퇴직을 강요 받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경영상황과 핵심 스킬의 변화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에서보다 빈번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기업이 정리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선제적 구조조정인 희망퇴직 형태를 먼저 진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준비된 희망퇴직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예측해 보아야 하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된 분들에게는 현 직장의 구조조정이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주도적인 '조용한 퇴사' 준비 

묵묵히 내가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회사의 성과에 기여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고 싶은 직장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메가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점점 잦아 지는 구조조정, 경력전환의 욕구와 경력 정체기의 위기, 위로금으로 주어지는 특별퇴직금의 유혹과 재정 불안정성 등은 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희망퇴직 보상 조건 - 금융, 유통, 빅테크 및 LG 사례 분석

희망퇴직 보상 조건 - 금융, 유통, 빅테크 및 LG 사례 분석 | 희망퇴직 사용설명서

 

기술적 진보로 인해 경제, 사회, 문화, 안전 등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고, 가만히 있고 싶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어 가고 있습니다. ‘조용한 퇴사’라는 이야기가 직장인들 사이에 퍼지고 있습니다. 퇴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해진 근무시간과 맡은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을 하는 것입니다. 업무가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관점에서 회사 업무에 자신의 에너지를 정해진 만큼, 맡은 만큼만 사용하며, 그 외의 회사 일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조용한 퇴사’라는 용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HR테크기업인 인크루트가 직장인 1097명 대상으로 ‘조용한 퇴사’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조용한 퇴사 상태인가?”에 대한 문항에 대해 ‘매우 그렇다’는 12.7%, ‘대체로 그렇다’는 39.0%로 전체 응답자의 51.7%가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현재 조용한 퇴사상태인가?

 

근속연차로 보면 8년차~10년차가 57.4%로 가장 높았고, 5년차~7년차는 56.0%, 17년차~19년차는 54.7%로 나타났습니다. 조용한 퇴사의 이유로는 현재 회사의 연봉, 복지에 대한 불만(32.6%)과 회사에 일하는 것에 대한 열의가 없어서(29.8%), 이직 준비 중이라서(25.0%)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동료가 조용한 퇴사 중인 것에 대해 10명 중 7명이 ‘긍정적’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 ‘조용한 퇴사’는 조용히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회사의 관점에서는 부정적으로만 보일 수 있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이러한 현상을 바라 보면 그렇게 부정적이지도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조용한 퇴사의 의지를 가진 직원들이 상당수 있음을 인정하고, 보다 생산적인 관점에서 조용한 퇴사가 진행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원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되면 스스로 일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 내에서 업무를 마무리하고 자유롭게 춭퇴근할 수 있는 유연하고 성과에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우수한 인재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며, 직원과 회사가 다함께 윈윈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오늘 엔씨소프트의 ‘권고사직’ 소식을 접했습니다. 전체 5000여명의 직원 중 250여명으로 5% 정도의 규모이며, 언론에는 6개월치라고 발표났지만, 내부적으로 1년치 급여를 보상한다고 합니다. 2021년 전직원 연봉 1천만원 인상을 단행했던 엔씨소프트가 2024년 4월 ‘희망퇴직’이 아닌 ‘권고사직’으로 좀 더 강한 용어를 사용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의 효과 감소와 23년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부진으로 인한 경영상황과 내부의 루머를 들어보면 이번 구조조정은 예견되었던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대상이 되는 250여명의 인원 중 권고사직을 기다려온 분들이 몇 분이나 있을 지, 준비되지 않은 권고사직으로 입을 마음의 상처와 준비되지 않은 희망퇴직으로 인한 미래의 삶이 걱정스럽습니다. 이러한 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신 직원과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던 직원간에는 대응 방식과 그 결과에 있어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의도적이고 주도적으로 ‘조용한 퇴사’를 진행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서도 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직장에서의 경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으며,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의지로 퇴직을 결정함으로써,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삶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